2019-08-16 12:40 (금)
"버리지 말고, 버리는 데 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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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지 말고, 버리는 데 쓰세요"
  • 이정훈
  • 승인 2019.06.28 13: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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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일회용 컵 사용을 줄이고 일회용 비닐을 없애자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그런데 일상 생활에서 엄청난 양이 버려지는 하나의 일회용품이 또 있다. 바로 세탁 비닐이다.

연간 4억 장이 쓰이는 것으로 추정되는 세탁소 비닐에 대한 생산자 책임 재활용(EPR) 비율 확대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홍기획에서는 흥미로운 캠페인을 진행했다.

시작은 지난해 3월, 사내에 주니어 직원으로만 구성된 TF팀이 결성되면서 부터다. 

대홍기획 컨텐츠 3팀 오창훈 CⓔM는 "미션은 광고인의 재능으로 소셜 이슈 해결에 기여하자는 것이었다. 주제는 자유. 광고주도, 타깃도, 어떤 매체의 아이디어를 내야 하는지도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라면서 "무엇을 하든 선택은 온전히 우리의 몫이었다. 게다가 그 동안 팀에서 무언가를 결정하는 건, 늘 팀장님이나 시니어 선배들이었는데, 초롱초롱한 눈망울의 팀원들을 데리고 책임감 있게 진행하려 하니 솔직히 좀 어색하고 부담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문제를 찾는 것이 가장 큰 문제

TF 활동이 시작되고 가장 먼저 한 일은 주제 선정. 즉 문제점 찾기였다. 솔루션에 해당하는 크리에이티브도 중요하지만, 어떠한 이슈를 문제점으로 설정할 것인가도 시작부터 남달라 보일 수 있는 매우 중요한 포인트였다다. 

오창훈 CⓔM는 "우리끼리 정한 주제 선정 기준은 이랬다. 이미 대중에게 많이 공론화됐거나 누구나 문제라고 생각하는 뻔한 이슈는 피할 것. 비록 사소해 보이는 작은 문제일지라도 사람들이 공감하고 흥미를 가질만한 독특한 문제를 찾을 것. 마지막으로, 문제의 내용이 두루뭉술하지 않고 구체적일 것. 우리는 이 세 가지 가이드를 가지고, 광고주 브랜드부터 국내외 사회적 이슈까지 다양한 곳에서 문제 제기 포인트들을 찾기 시작했다"라고 캠페인 진행과정을 밝혔다.

이 TF팀은 몇 번의 회의와 투표, 피드백 끝에 결정된 우리의 광고 주제는 바로 ‘어떻게 하면, 1회용 세탁비닐이 한번 쓰고 버려지는 걸 막을 수 있을까?’였다

세탁업계의 특공대를 만나다

세탁소에서 깨끗해진 옷을 받아 다시 집까지 들고 오는 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5분. 세탁비닐은 이 짧은 시간 옷을 보호하고는 곧바로 쓰레기가 되어 버려지고 있었다. 

오창훈 CⓔM는 "당연하게 생각하고 받아오는 세탁비닐이 매년 4억장, 무려 1만톤 가량 가정 쓰레기로 배출되고 있다니 이것은 심각한 문제임에 틀림 없었다"라며 "문제 해결을 위한 아이디어가 어느 정도 구체화 되었을 무렵, 우리는 이 문제를 함께 진지하게 고민하고, 실제로 집행해 나갈 광고주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대홍기업은 아이디어를 실행하기 위해 대기업 대신 '세탁특공대'라는 O2O 기반 세탁 대행 스타트업을 찾아냈다.

지난 2015년 설립된 세탁특공대는 세탁물을 수거해 세탁 후 소비자의 집 앞까지 배달해 주는 O2O 플랫폼이다.

세탁특공대는 스타트업이라서 그런지 그들은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일에 망설임이 없었고, 세탁비닐에 대한 우리의 고민과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첫 미팅 자리에서 흔쾌히 함께 해보자는 답을 줬다고.

 

​세탁비닐을 재활용봉투로, 1회용을 2회용으로

1회용 세탁비닐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를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1회용 세탁비닐의 사용 자체를 금지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세탁물 보호용 커버에 대한 니즈는 세탁소 사장님과 고객 양쪽 모두에게 분명히 존재하고 있었고 재활용 가능한 종이, 재사용 가능한 부직포로 재질을 변경하는 것도 비용 상승이라는 현실적인 문제가 가로막고 있었다.

오창훈 CⓔM는 "우리는 자연스럽게, 세탁비닐 사용을 유지하면서도 큰 비용이 들지 않는 쪽으로 아이디어를 내게 됐다"라며 "몇 번의 회의가 더 진행되면서 아이디어의 방향은 세탁비닐을 새로운 용도로 다시 한번 쓰게 하는 쪽으로 좁혀졌고, 그에 딱 맞는 새로운 용도의 사용처도 찾아 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흔히 주택가에서 일반 쓰레기를 버릴 때는 종량제 봉투를 사용하여 깔끔하게 배출하지만 병, 캔, 플라스틱 같은 재활용 쓰레기는 정해진 규격 봉투가 없어 엉망으로 버려지고 있다는 것. 이 재활용 쓰레기 문제를 의미 없이 버려지는 세탁비닐로 해결해 보기로 했다. 

세탁비닐 아랫면에 묶어 버릴 수 있는 손잡이가 달려있고, 재활용 봉투로 한 번 더 사용해달라는 카피 한 줄 달랑 적힌 게 전부인, 별거 아니지만 세상에 없던 '2회용 세탁비닐'은 그렇게 탄생됐다.

 

역시나 혼자서는 절대 할 수 없는 일

아이디어는 나왔다. 실행에 옮겨야 했다. 

오창훈 CⓔM는 "평소 같았으면 TVC 제작 과정대로 프로덕션과 미팅을 하고 촬영, 편집, 녹음, 시사, 온에어의 순서에 따라 익숙하게 움직였을텐데 많은 것이 달랐다. 캠페인 로고, 스티커, 포스터, 소개 영상 같은 기본 제작물은 물론, 손잡이가 달린 세탁비닐을 제작할 수 있는 공장 찾기부터, 캠페인을 진행할 세탁소 수소문, 언론 홍보, 광고 효과 측정 등 정말 다양한 종류의 일을 해야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2회용' 세탁비닐 캠페인은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파트너십이 만들어낸 성공적 업사이클링 캠페인"이라면서 "사회적으로 큰 시너지를 낸 사례"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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