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8-16 12:40 (금)
'피에로 가면' 영상, 노이즈마케팅이 보여주는 최악의 사례
상태바
'피에로 가면' 영상, 노이즈마케팅이 보여주는 최악의 사례
  • 이정훈
  • 승인 2019.07.26 10: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피에로 가면을 쓴 사람이 원룸에 침입하려다 택배를 훔쳐가는 듯한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일었다.

‘신림동, 소름돋는 사이코패스 도둑 CCTV 실제상황’이라는 제목의 영상엔 피에로 가면을 쓴 남성이 건물 내부에서 택배를 훔치고 출입문에 귀를 댄 후 잠금장치의 비밀번호를 누르는 모습이 찍혔다.  

지난 5월 신림동 귀갓길 강간미수 사건이 발생하는 등 최근 신림동에서 혼자 사는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잇따라 공포 분위기가 조성된 상황에서 이 영상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타고 급속도로 퍼졌다.  

하지만 경찰 조사결과 이 영상은 실제 상황이 아니라 택배 대리수령업체 A씨가 제작한 광고용 영상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이었다고 사과했다. 

그가 영상을 촬영하게 된 것은 자신이 하고 있는 택배 배송지 공유 스타트업을 알리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노이즈 마케팅으로 해당 서비스를 알리고 싶었다는 것이다.  

A씨는 경찰 조사를 받고나서 해당 영상 제목을 ‘사이코패스 택배 도둑은 없습니다. (모두 연출된 상황입니다. 삭제 예정)’이라고 바꾸고 ‘불미스러운 일을 접한 모든 네티즌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는 사과문을 올렸다. 

하지만 이를 두고 업체가 여성 범죄에 대한 공포심을 무리하게 마케팅에 이용했다는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 광고라고?... 공포감 이용 네티즌 '공분' 

해당 영상이 자작극임이 알려지자 여성들을 포함한 네티즌들은 도가 넘은 노이즈 마케팅이라며 공분을 감추지 않았다.  

네티즌들은 "아무리 마케팅이라도 도를 넘었다", "안그래도 시국이 흉흉한데 뭔 짖거리여", "피에로 무서워", "하필 가면도 무시무시한 피에로 가면", "성폭행할라다가 실패한거 모방해서 연출한것같은데...저런것들 구속시켜서 처벌해야 된다"라고 말하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또 여성범죄를 광고로 활용한 도 넘은 마케팅을 비난하며 또 다른 모방범죄가 나오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신림역 인근에서 자취하는 회사원 박모(28)씨는 “최근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귀가길이 거의 공포다. 또 집에 있어도 안전하지 않다는 생각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날이 많다"며 "어떻게 그런 마케팅을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영상을 찍고 유튜브에 올려 이슈를 만들고 경찰 조사를 받은 것까지 모두 업체 홍보를 위한 의도적 행동이라는 의심이 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역대급 부정적 '노이즈 마케팅' 

노이즈 마케팅은 텔레비전의 오락프로그램이나 새로 개봉하는 영화 등을 홍보할 때 많이 이용된다. 때문에 하나의 해프닝으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 같은 노이즈 마케팅은 가장 부정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한 광고컨설팅 업체 대표는 "노이즈 마케팅이란 자신들의 상품을 각종 구설수에 휘말리게 함으로써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켜 판매를 늘리려는 마케팅 기법을 말하는 것으로,  광고 메시지의 설득 효과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감소하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증가하는 현상을 의미한다"며 "화제의 내용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면 그 상품에 대해 호기심을 갖게 되고 결국엔 판매 기회로 이어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큰 투자비용 없이  SNS를 통해 논란거리를 만들어 내면 해당 콘텐츠가 확산되면서 화젯거리가 되고 이것이 자발적인 언론 보도로 이어지면서 성공적인 마케팅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되는 것으로, 어느 정도 부정적인 이미지가 형성될 수 있겠지만 이를 넘어설 정도로 브랜드 인지도 확산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이즈 마케팅은 수위 조절에 실패할 경우 시장에서 아예 퇴출 당할 수 있으며,  단기적인 효과 달성을 목표로 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노이즈 마케팅을 진행할 경우 브랜드, 제품에 대한 신뢰성 하락으로 이어져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이 단점인 셈이다. 

또 한 광고 전문가는 "이번 '신림동 피에로 가면' 영상 사건의 경우에는 노이즈 마케팅을 넘어 공포 마케팅에 가깝다"라며 "이 정도 수위라면 불매운동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노이즈마케팅은 단기간으로 성공한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중장기적인 브랜딩 관점의 브랜드에 대한 등정적 인식을 심화시키는데는 결코 도움이 될 수 없다"며 "날로 정보공유가 쉬워는 시대 변화에 따라 과거의 부정적인 행태는 언제가는 무대에 올려져 응징을 받게 된다는 점에서 오래가지 못할 마케팅이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