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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가 선물이 되다...  '지금'에 집중한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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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가 선물이 되다...  '지금'에 집중한 마케팅
  • 박지수
  • 승인 2019.08.05 1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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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젯블루
사진=젯블루

사먹는 물, 세탁물 건조기, 공기청정. 길게는 20년 전, 짧게는 불과 5년 전에는 필요 없던 것들이다. 볕 좋은 데 말리면 되는 빨래에 굳이 건조기가 따로 필요 없었고, 창문 열어놓고 환기시키면 되는데 굳이 집 안에 공기청정기를 들일 필요가 없었다. 물을 사 먹는다는 얘기 또한 비현실적이었다. 

하지만 미세먼지가 하늘을 뒤덮는 요즘, 필요 없었던 물건들이 모두 갖춰야 할 필수품이 됐다. 상품과 마케팅도 변했다. '지금'에 집중하고 '지금'을 잘 활용해야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다. 현재(present)가 선물(present)이 돼버린, 지금에 집중한 광고들을 찾아 봤다.

 

◆ 사무실 기념품 만든 '젯블루'

휴가시즌을 맞아 미국의 저가항공사 젯블루는 여행을 떠나지 않는 사람들에게 '지금'을 강조하기로 했다.

여행을 다녀오는 이들의 가방에는 공통 물품이 있다. 여행 기념품이 바로 그것이다. 반면 여행을 떠나지 않은 사람들에겐 '기념품'이 없. 기념할 시간이 따로 없다는 의미다. 

이점에 착안한 젯블루는 그들에게도 기념품을 만들어 주기로 했다. 이름하여 '사무실 기념품'이다.

물품은 다양하다. 사무실 전경이 있는 엽서부터 프린트 종이가 걸린 걸 기념하는 '페이퍼 잼은 나의 잼이 아니야' 접시, '인재들의 향기가 나는' 향초, '나를 메일 리스트에 CC하는 걸 잊지 마' 모자, 스프레드시트로 만들어진 타올. 5불~15불 정도의 가격으로 젯블루 사이트에서 팔리고 있다.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살 수도 있으며, 8월 초 맨해튼에 팝업스토어를 열기도 했다.

젯블루는 이 기념품으로 워커홀릭의 마음을 움직이고자 했다. 위트 넘치는 상품들은 프로젝트의 매력을 높이고 있다. 워커홀릭의 하루를 보여주는 듯하기도 한다. 휴가철 항공사가 할 수 있는 유머 가득한 마케팅이 아닐 수 없다.

 

◆ '왕좌의 게임'에 등장한 이케아

HBO의 인기 드라마인 '왕좌의 게임'은 시즌 7이 방영될 정도로 인기와 관심이 많은 프로그램이다. 현대가 아닌 중세를 담은 드라마는 의상도 볼 만한 요소가 된다. 

그런데 이 드라마에 난데 없는 이케아가 등장했다. 그것도 가구도 인테리어 용품도 아닌 특이한 모습으로.

'왕좌의 게임' 의상 디자이너는 로스앤젤레스의 게티 뮤지엄에서 열린 발표회에서 캐릭터에 맞춘 의상의 제작 의도와 과정에 대해 설명한 적이 있다. 

그 중 웨스테로스의 군사인 '나이트 워치'의 망토에 대한 설명이 화제가 됐다. 추운 겨울을 나는 군대의 상징인 털로 만든 망토. 따뜻해 보이는 이 망토는 사실 이케아의 러그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가 이 비밀을 밝혔을 땐, 청중들의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군대가 80명~100명 정도 되기에 수많은 이케아 러그가 망토로 만들어졌을 것이다.

이케아는 이 사실을 그냥 넘기지 않았다. 페이스북에 이케아 러그로 '왕좌의 게임'의 망토를 만드는 법을 올렸다. 여름이 가고 겨울이 오니, 러그로 망토를 만들어 보라고 권하기도 했다. 필요한 건 러그와 가위와 망토를 그린 도형만 있으면 된다는 설명도 덧붙이면서 말이다.

화제나 이야깃거리가 될 수 있는 걸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는 이케아. 자신들의 쇼핑백과 유사한 발렌시아가 백이 나왔을 땐, 200만원이 넘는 백보다 자신들의 백이 왜 더 우월한지 알리는 광고를 낸 적도 있다. 언제나 '지금'의 이슈에 집중하는데 탁월한 재치를 가진 이케아가 아닐 수 없다.


◆ '지금' 놓치면 안 되는 이야기들

지난해 8월엔 많은 화제들이 있었다. 99년 만에 찾아온 개기일식은 시카고 썬 타임즈의 표지를 바꿨으며, 코로나는 자사의 맥주 박스로 개기일식을 관찰할 카메라 만드는 법을 영상으로 공유했다.

미국 버지니아주의 샬러츠빌에선 백인우월주의자들의 폭력 시위로 수십 명의 사상자를 냈다. 하지만 이 사태를 바라본 트럼프의 편향적인 코멘트에 많은 브랜드들이 반대하는 광고를 만들었다. 

월마트는 하나의 테이블에 수많은 의자를 놓고 모두가 하나가 되자는 광고를 온에어했다. 멕시코 국경에 벽을 세우겠다는 그의 발언도 멈추지 않는 모티브가 되고 있다. 

많은 브랜드들이 'wall'에 관련된 메시지를 만들었다.

디젤은 '벽이 아닌 사랑을 만드세요' 캠페인을, MTV는 '벽을 넘어'라는 설치물을 아웃도어 브랜드인 노스페이스는 '벽은 오르기 위해 있는 것이다'라는 옥외 광고를 집행했다. 다만 노스페이스는 벽을 오르기 위한 존재로, 다소 긍정적인 요소로 표현하기는 했다.

모두가 '지금'에서 나온 메시지. 지금 사람들에게 필요하고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를 지금 만들어서 공유했다. '지금'은 사람들이 그 어느 때보다 가장 관심 많은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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